[문화 소식] 갤러리조은 ‘안영일 & 오세열’展


순진한 어린아이가 칠판에 낙서하듯 동심의 세계를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오세열과 팔레트 나이프를 이용해 색점들을 그리며, 햇빛이 쏟아지는 찬란한 바다의 모습을 구현하는 안영일 작가가 한자리에서 만났습니다.

합판을 덧 댄 캔버스에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해 여러 겹의 층을 만든 뒤 뾰족한 못이나 송곳, 칼로 긁어내 숫자나 형태를 만드는 오 작가의 그림에는 사람의 얼굴과 몸, 나열된 숫자, 단추, 꽃, 넥타이 등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이 등장합니다.

‘순수했던 유년으로의 복귀’가 지향점으로, 처음 작품을 접하는 사람은 어린아이의 그림이 아닌지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캔버스에 다가가보면 오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유화물감만을 사용해 무수히 덧대 칠해진 물감의 흔적에서는 시간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세월과 함께 자연스레 생기는 크랙[crack]의 이유이기도 한데 마치 사람의 얼굴에 생기는 인생 주름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오 작가의 그림 앞에 발걸음을 멈춰 유년시절의 기억과 마주하는 이유입니다.

1934년 개성에서 태어난 안영일 화백은 196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 후 50년간 현지에서 활동을 이어왔으며, 대표작인 물(Water)시리즈 외에도 여러 연작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수십 년 천작해온 안 화백의 대표작 ‘물’은 출렁이는 물과 태양 아래 빛나는 현란한 색조의 변형을 이룬 작품으로 바다 한가운데서 경험한 물과의 극적 조우가 신비하고 영험한

상징적 존재로서 작용합니다. 바다낚시를 나갔다가 생과 사를 넘나들었던 순간, 믿기 힘들만큼 아름다운 절정의 모습을 담은 ‘물(Water)’의 히스토리는 유명한 일화로 작품의 스토리를 더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 등 25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다음 달 20일까지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MBN 문화부]